독일에 계시다 오신 분들이나 인터넷을 통해 독일의 공병보증금(Pfand) 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몇 번 접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 독일 출장을 통해 잠깐이지만 이를 직접 체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쓰레기 종량제 덕분에 재활용 비율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만 독일의 시스템을 보니 괜히 OECD 1위가 아니겠구나 싶더군요.


상점에서 술이나 음료 등을 구입하실 때 가격표를 자세히 들여다 보시면 대부분 상품 가격과는 별도로 공병보증금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너무 작게 적혀있다 보니 처음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나중에 영수증을 보고 알게 되었네요.

보증금 액수는 용기의 종류마다 다르며 크게 재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Mehrweg) 용기와 재활용은 가능하지만 재사용은 불가능한 일회용(Einweg) 용기로 구분됩니다. 보다 상세한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일반 맥주병: 8센트

  • 스윙탑 맥주병: 15센트

  • 재사용 가능한 유리병 및 두꺼운 페트병: 15센트 (일부 25센트)

  • 재사용 가능한 음료병: 15센트

  • 일부 1리터 와인병: 2~3센트

  • 일회용 용기 (페트 및 캔): 25센트

(*출처: http://www.mehrweg.org/einkaufen/pfand/)


저희가 첫날 슈퍼에서 사 온 제품들로 예를 들어 보자면 사진에 있는 파울라너 맥주병이 8센트, 하커 프쇼르(Hacker-Pschorr) 스윙탑 맥주병이 15센트이며 나머지 페트병들은 모두 반환 시 25센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마크가 붙은 일회용 페트병이나 캔은 자동 수거 장치에 넣을 수 있습니다. 가끔 페트병 중에서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조금 딱딱한 재질로 되어 있어서 잘 찌그러지지 않는 병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점원을 통해서만 수거가 가능한 것 같더군요.


호텔방 구석에 모아뒀던 페트병을 싸들고 호텔 근처 레베(Rewe)로 향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화된 공병 수거 장치가 아직 일부 대형마트 정도에만 마련되어 있지만 독일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슈퍼마켓이라면 거의 빠짐없이 이런 수거 장치가 설치되어 있어서 좀 더 편리하게 느껴졌습니다.


기계마다 약간씩 인터페이스는 다릅니다만 대체로 투입구 위쪽에 녹색불이 들어와 있을 때 병을 하나씩 투입하면 내부에서 병을 한 바퀴 돌려가며 확인한 후 압축해서 수거하게 됩니다. 이때 병이나 캔을 찌그러뜨리거나 라벨을 벗기면 기계에서 정상적으로 인식을 할 수가 없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가져온 병을 모두 집어넣었다면 하단의 버튼을 눌러서 총 금액이 찍힌 확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걸 들고 계산대로 가시면 현금으로 환급받으시거나 물건을 살 때 총 결제액에서 이 액수만큼 차감받으실 수 있습니다. 적지 않은 액수이다 보니 단기체류 시에도 잘 모아뒀다가 틈틈이 바꾸면 간식값 정도는 나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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