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상당히 하드코어한 일정을 소화한 터라 알람을 몇 개씩 맞춰뒀는데도 겨우 일어날 수 있었어요;;
전날 밤에 슈퍼마켓에서 확보한 타임세일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곤
체크아웃 후에 프런트에 짐을 맡겨두고 카와고에로 향했습니다. 



저희는 코에도 카와고에 쿠폰을 이용해서 카와고에에 다녀왔습니다.
토부 이케부쿠로역을 기준으로 980엔이면 카와고에까지의 왕복 승차권과 함께
카와고에 시내의 지정 구간에서 코에도 명소 순회 버스 및 토부 버스를 하루 종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요.
티켓은 두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위의 티켓은 카와고에까지 갈 때 사용하며
아래 티켓은 카와고에에서 버스 승차권으로 사용하다가 이케부쿠로로 돌아올 때 개찰구에서 회수됩니다.
세이부나 JR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토부 쪽이 비교적 빠르고 경제적이지요.



승강장으로 올라가니 카와고에시로 향하는 준급행 열차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카와고에역이나 카와고에시역에는 등급에 관계없이 모든 열차가 정차하니 아무거나 타셔도 괜찮아요.
(그래도 가급적이면 급행이나 준급행이 좋겠죠?)



일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열차가 생각보단 한산했어요.
이케부쿠로에서 30분 정도를 달려 카와고에에 도착했습니다.



카와고에역 동쪽 출구로 나와 3번 승차장으로 가면 코에도 명소 순회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평일에는 한 시간에 한 대 정도밖에 운행하지 않으니까 버스 시각표를 잘 확인하시는 게 좋아요.



차내는 일반적인 버스와 거의 동일합니다만 정류장 안내와 함께 모니터를 통한 관광 안내도 함께 제공됩니다.
승객분들이 모두들 지도를 한 장씩 들고 계시길래 관광객들만 타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학생들이나 지역 주민들도 많이 이용하는 것 같더군요.



버스를 타고 첫번째 목적지인 키타인(喜多院)으로 향했습니다.
키타인은 830년에 엔닌(円仁)이라는, 일본 최초로 대사(大師) 칭호를 받은 승려에 의해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그래서인지 산문과 객전을 비롯해 경내의 여러 건물들이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요.
휴일 오전에는 코에도 명소 순회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무료 가이드 투어가 진행됩니다만
저희야 일본어도 약하고 틀에 짜인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개별적으로 경내를 돌아봤습니다.



친구가 아침을 안 먹고 와서 출출하다고 매점에서 토코로텐(ところ天, 한천)을 주문했습니다.
지역마다 얹어먹는 게 다르다고 하던데 여기선 와사비와 간장을 얹어 주더군요.
조금 먹어봤는데 물탄 간장맛밖에 나지 않는 게 저한테는 좀 심심한 느낌이었습니다 -ㅅ-



키타인 경내에 위치한 타호토(多宝塔)입니다.
에도시대 초기 타호토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탑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키타인의 본당인 지케이도(慈恵堂)입니다.
본당 안쪽은 도쿠가와 이에미츠가 태어난 장소로 알려진 객간과 서원 등으로도 연결되어 있지요.
(하지만 이쪽은 공통입장권을 구입해야 돼요.)



본당 옆 언덕 위에는 지겐다이시(慈眼大師) 텐카이(天海)를 모시는 지겐도(慈眼堂)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일본 역사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에도 막부 설립에 크게 기여한 승려라고 하는군요.



지겐도 뒤로는 텐카이를 비롯하여 키타인의 주지를 지낸 여러 승려들의 비석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인공적으로 만든 섬 위에 아담한 사당이 하나 세워져 있더군요.
반딧불 축제가 여기서 열렸다던가 하는 설명이 적혀있었던 것 같아요. 



경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모시는 사당인 센바도쇼구(仙波東照宮)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도쇼구는 일본 전역에 약 130개 정도가 남아있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센바도쇼구가 위치한 키타인은 도쿠가와 가문과 관계가 깊은지라
닛코도쇼구, 쿠노잔도쇼구와 함께 일본 3대 도쇼구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도쇼구 경내를 청소하시던 할아버지께서 방문객에게 일일히 인사를 건네셨는데요
저희가 한국에서 왔다고 말씀드리니 놀라시면서 멀리까지 온 김에 많이 보고 가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경내 한쪽 구석에는 2층으로 지어진 종루문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도쇼구가 현재의 지겐도 자리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 이 종루문이 도쇼구의 입구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산문 옆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오백나한은 공통입장권이 있으면 들어가서 관람할 수 있지만
 굳이 입장권이 없어도 철문 너머로 얼마든지 구경할 수 있겠더군요 -_- 



산문 밖 버스정류장 맞은편에는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히에 신사(日枝神社)가 위치해 있습니다.
건물 자체는 최근에 수리한 듯 했지만 그 역사만큼은 상당히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To be continued...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