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휴가를 내서 설 연휴 직전에 2박 3일 일정으로 대마도를 다녀왔습니다. 서로 다른 일을 하는 다섯 명의 일정을 한꺼번에 맞추려다 보니 이때밖에 시간이 나질 않아서 조금 걱정했는데 휴일을 전혀 끼지 않은 평일 일정이라 그런지 예산이 상당히 저렴하게 잡혀서 엠티가는 느낌으로 비교적 가볍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새로 이전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이번에 처음 가봤는데요, 예전 중앙동 터미널보다 부산역에서 많이 가까워진데다 시설도 쾌적해져서 한결 좋더군요. 부산역과 터미널 사이에 순환버스도 다닙니다만 중앙동 시절에도 항상 걸어다녔기에 이번에도 살살 걸어서 터미널로 향합니다.


연휴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월요일인데도 여행객들로 청사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발권을 위해 대아고속해운 창구로 갑니다. 예전에 카멜리아나 하마유를 이용했을 때에는 승선신청서를 따로 적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션플라워는 그런 것 없이 여권이랑 터미널이용료 및 유류할증료에 해당하는 현금만 챙겨가면 되네요. (제가 탑승했던 2018년 2월 기준으로 터미널이용료는 4,300원, 이즈하라까지의 유류할증료는 3,000원이었습니다.)


저희가 예약했던 오션플라워는 아침 9시 10분 출항이라 KTX로도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기에 전날 미리 내려와서 부산역 앞 토요코인에서 추가로 1박을 더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각자 홈페이지를 통해 개별적으로 예약을 했는데요, 예약 시점에 미리 좌석이 결정되는지 발권은 한꺼번에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는 전부 따로 배정되더군요.


짐 검사와 출국심사를 받고 보세구역에 들어왔습니다. 일단 인터넷으로 주문한 면세품을 찾은 뒤에 면세점을 한번 둘러보니 담배나 술은 대체로 오션플라워 선내보다는 조금 더 비싼 것 같았습니다. (에쎄 수 기준으로 한 보루에 22불) 다만 세 보루를 사면 5,000원을 할인해주는 행사가 있어서 그걸 적용받으니 선내 가격이랑 얼추 비슷해졌습니다.


출항시간이 가까워져서 배에 오르기 위해 탑승구로 갑니다.


제가 탑승한 1층 선실은 이렇게 좌석이 3개씩 5열로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리클라이닝은 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만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2층은 우등석이라고 하는데 아마 이것보다는 넓겠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에는 이렇게 면세점이 있어서 담배와 주류, 간단한 주전부리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면세품 가격은 대아고속해운 홈페이지와 발권 카운터에도 게시되어 있고 탑승하기 전에 문자로도 보내주니 미리 부산항 면세점과 비교해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탑승할 때 문자로 받았던 면세품 품목과 가격 정보입니다.

<국내산 담배 14종>

  • 에쎄골든리프(3mg/1mg)-32,000원

  • 에쎄골드(3mg/1mg)-26,000원

  • 에쎄프라임/에쎄원/에쎄체인지원

  • 에쎄수(1mg/0.5mg/0.1mg)

  • 시즌/심플에이스5mg

  • 더원(오렌지/화이트)-이상 10종 22,000원


<외국산 담배 10종>

  • 던힐(6mg/1mg)

  • 메비우스(스카이블루/윈드블루)

  • 버지니아(슬림골드/슈퍼슬림원)

  • 팔라멘트(라이트/원)

  • 말보로(골드/레드)-이상 10종 25,000원


<양주 8종>

  • 발렌타인30년(700ml)-250,000원

  • 발렌타인21년(700ml)-88,000원

  • 발렌타인17년(700ml)-55,000원

  • 조니워커블루(750ml)-130,000원

  • 조니워커블랙(1L)-40,000원

  • 로얄샬루트21년(700ml)-110,000원

  • 까뮤XO(700ml)-120,000원

  • 시바스리갈12년(1L)-37,000원

대체적으로 선내 면세점이 부산항 면세점보다는 좀 더 저렴합니다만 한 가지 단점이라면 통신상의 문제로 인해 부산에서 약 20분 거리 내에서만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 외에는 한화나 엔화로 현금 결제만 가능하구요.


약 2시간 20분 간의 항해 끝에 대마도 이즈하라항에 도착했습니다. 듣던 대로 항구도 참 아담하고 출입국심사장도 작아서 거의 끝에 섰더니 입국심사를 받는 데에만 한 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입국 시 짐 검사는 빡빡하지는 않았지만 직원분께서 캐리어나 가방을 들어보신 후 무게가 너무 나간다 싶은 물건들은 직접 열어서 확인해 보시더군요.


귀국 시에는 먼저 이즈하라항 터미널 건물 2층에 위치한 창구에 들러서 발권을 마친 후 출국심사장으로 가야 합니다. 각 선사마다 창구가 다른데 오션플라워 창구는 2층 가장 구석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출국심사를 받으신 이후에는 선내 면세점 외에 따로 면세점이나 매점 등의 시설이 없기 때문에 터미널 건물 2층에 있는 매점에서 선물이나 간식 등을 미리 구입하셔야 합니다.


출국심사는 입국심사와 동일한 건물에서 방향만 반대로 바꾸어서 진행됩니다. 따라서 비슷한 시간대에 들어오는 배가 있으면 그쪽 승객들이 모두 입국심사를 마칠 때까지 앞에서 대기하다가 정리가 끝나야 입장할 수 있습니다. 출국 시에도 짐 검사는 그렇게 엄격하지 않아서 캐리어 정도의 큰 짐만 엑스레이로 검사하고 나머지는 별다른 검사 없이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귀국편은 풍랑이 심하다는 예보가 있어서 그런지 전날부터 선사에서 전화와 문자를 통해 출항 일정을 한 시간 가량 앞당긴다는 연락을 주시더군요. 출항한지 한 시간 정도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서 방심하고 있었는데 그 뒤로 부산항에 접안할때까지 쉴 새 없이 흔들리는 바람에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결국 출국편보다 약 30분 정도 더 걸려서 겨우 부산항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멀미와는 거리가 먼 편이라 미처 신경쓰지 못한 부분이었는데 다음부터는 일기예보도 잘 살피고 멀미약도 미리 챙기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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