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아침부터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 때문에 흠뻑 젖은 채로 학회장에 도착했습니다.
빗물과 땀으로 뒤범벅된 상태에다 설상가상으로 냉방도 해 주질 않아서 오전 내내 불쾌지수가 상당히 높았지요 -_-+ 
아무튼 그렇게 오전 세션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교내에 위치한 샤오푸(小福)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버거킹에 들렀는데 이곳만 그런지는 몰라도 미리 만들어진 버거와 사이드 메뉴를 직접 골라 담은 다음에
계산대로 가져가서 음료를 주문하고 계산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버거킹 바로 맞은 편에는 비빔밥 등을 파는 한국음식점도 있더군요.



오후 세션에서는 제 발표가 있었습니다.
전날 밤에 연습한 보람이 있어서인지 큰 문제 없이 발표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둘째날 일정이 모두 끝난 후 가까운 호텔에서 리셉션이 열렸습니다.
처음 보는 요리들이 많았는데 다행히 제 입맛에는 모두 잘 맞더군요.



리셉션 도중에 주최측 학생들이 준비한 경극 공연이 있었습니다.
중국어라 내용은 잘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공연 준비는 정말 열심히 하신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어진 인형극.
팜플렛에 적힌 내용을 훑어보니 백사전(白蛇傳)인 듯 했습니다.



리셉션이 끝난 후 다른 참석자 분들과 함께 자리를 옮겨 맥주를 한 잔 했습니다.
대학가임에도 우리나라만큼 술집이 흔하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겨우 찾아냈어요 -ㅅ-
처음에는 중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손님들이 가득 차 있어서 술집이 맞나 싶었는데
음식점으로 운영하다가 밤 10시 이후로는 바(bar)로 바뀐다고 하더군요.
중국어를 잘 몰라서 좀 난감했었는데 점원 중에 한국에서 오신 유학생 분이 계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탄 MRT의 내부입니다.
대만의 MRT에는 일반적으로 크로스시트와 롱시트가 함께 설치되어 있지만
각 편성의 양 끝 차량은 장애인과 입석 승객에 대응하기 위해 이렇게 뻥 뚫려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러시아워에 대비해서 접이식 의자를 시험 삼아 설치해본 적이 있었습니다만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던 걸로 기억되네요.


To be continued...

제가 묵었던 리라이 호텔에는 따로 식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진 않았습니다만
대신 매일 아침 8시가 되면 방으로 음료와 샌드위치를 가져다 줍니다.
직원 분이 밤 늦게 메뉴판을 가지고 방마다 찾아다니며 주문을 받는데요, 어떤 걸 골라도 맛은 전부 비슷하더군요.
(길거리에서 20위안 정도에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샌드위치 수준이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_-)



준비를 마치고 호텔을 나와 학회장이 위치한 국립대만대학으로 향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 시설이 위치해 있는 대만대학의 메인 캠퍼스는
MRT를 타고 공꾸안(公館)역에서 내려서 2번이나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대만대학은 대만 내에서 우리나라의 서울대학교와 비슷한 위상을 가지고 있는데요,
서울대학교는 경성제국대학이 공식적으로 해체된 후 새롭게 설립된 대학인데 반해
대만대학은 타이호쿠 제국대학을 재편하여 설립된 대학으로 당시의 역사도 학교 역사의 일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도 양국 간의 역사관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지요.



학회는 대만대학 내에 위치한 Barry Lam Hall(博理館)에서 열렸습니다.
퀀타 사의 배리 램 회장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건물인 것 같더군요.



사실 저도 이쪽 전공이 아니라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학회 내용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매일 오전과 오후에는 한 번씩 커피 브레이크가 있었습니다.
스타벅스 커피에다 다과도 굉장히 잘 나와서 식사를 여기서 해결해도 될 정도였어요.



오전 일정이 끝나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잠시 학회장을 나왔습니다.
학교 정문에서 도서관까지 이어져 있는 예린다다오(椰林大道)에는
이름 그대로 길을 따라 야자수가 심어져 있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캠퍼스 남쪽에는 농학부가 위치해 있어서 오가는 길에 자주 둘러보았는데요,
처음 보는 열대 식물들 사이로 학교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한 고풍스런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서
마치 별세계에 온 느낌이었습니다.



점심식사로는 루밍탕(鹿鳴堂) 내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우육면(80위안)을 먹었습니다.
사진으로는 양이 얼마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먹어 보니 은근히 많아서 결국 다 못 먹고 남겼어요;

그러고보니 대만대학 내에 있는 식당이나 상점들은 학생증을 제시하면 할인이 되는 것 같더군요.
(저희 학교는 학생이나 외부인이나 다 똑같이 받는데 말이죠ㅠㅜ)



단체로 견학을 온 듯한 중학생들을 발견.
교복은 우리나라와 비슷했지만 모두들 학교 이름이 크게 박힌 가방을 메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녁에는 학회에 참석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Students Gathering 행사가 있었습니다.
간단한 음식과 함께 대만대학의 학생들이 타이페이의 유명 관광지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밤에는 잠깐 짬을 내서 스린 야시장(士林夜市)에 들렀습니다.
MRT 지엔탄(劍潭)역에서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해 있는데요, 듣던 대로 정말 먹거리의 천국이었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스린 야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다는 닭튀김(50위안)을 사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일단 닭튀김을 담을 봉투를 하나 받아든 후 차례가 되면 돈을 내고 두 종류의 양념 중 하나를 선택하면 끝~



사 온 닭튀김을 들고 주변에 적당히 걸터앉아 맛을 보았습니다.
뼈째로 튀긴 거라고 하는데 먹는데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구요, 무엇보다 가격에 비해 크고 아름답더군요乃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버블티(珍珠奶茶).
이 버블티의 원조가 대만이라는 사실을 여기 와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는 스린 임시시장 건물을 나와서 길을 건너면 옷과 악세사리 등을 판매하는 골목이 있습니다.
구경하려고 들어갔다가 사람에 치여서 겨우 빠져나왔지요;;



다음 날에는 제 발표가 있었기에 너무 늦지 않게 돌아와서 발표 준비를 했습니다. 
원래 리라이 호텔에서는 인터넷 접속을 지원하지 않습니다만
노트북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찾다 보니 개방된 무선랜 신호가 잡혀서 타이페이에 머무르는 동안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To be continued...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