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카 위스키 홋카이도 공장 요이치 증류소(ニッカウヰスキー北海道工場余市蒸溜所)

주소: 北海道余市郡余市町黒川町7-6

전화번호: 0135-23-3131

홈페이지: https://www.nikka.com/distilleries/yoichi/

영업시간: 9:00 ~ 17:00
(시음회장과 박물관 등의 시설은 9:15 ~ 16:45)

휴무일: 연말연시
(2017-18 시즌에는 2017년 12월 25일 ~ 2018년 1월 7일 휴무)

맵코드: 164 665 164*25 (정문), 164 635 813*30 (주차장)


레스토랑 타루(レストラン 樽)

전화번호: 050-5592-9197

홈페이지: https://tabelog.com/hokkaido/A0106/A010602/1005562/
(타베로그를 통해 예약 접수 및 공식 정보 제공)

영업시간: 11:00 ~ 16:00 (주문 마감은 15:30)

휴무일: 증류소와 동일


요이치의 명소 중 하나인 닛카 위스키 요이치 증류소는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라 불리는 타케츠루 마사타카(竹鶴政孝)가 1934년에 설립한 공장으로서 위스키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이국적인 풍경으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이렇게 교통도 불편한 요이치에 증류소를 세우게 된 걸까요? 그 이유는 타케츠루 마사타카가 가진 위스키에 대한 고집에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 양조법을 배워온 타케츠루 마사타카는 산토리의 창업주 토리이 신지로(鳥井信治郎)와 함께 일본 최초의 몰트 위스키 증류소인 야마자키 증류소의 설립에 기여하였으나 서로 간의 견해 차이로 인해 독립하여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 지방과 기후가 비슷한 요이치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초기에는 '대일본과즙(大日本果汁)'이라는 사명으로 첫 위스키 제품이 숙성될 때까지 사과주스 등을 제조하여 회사를 유지해 왔으며 현재까지도 애플 와인이나 시드르(사과주)와 같이 사과를 재료로 한 제품들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을 꽤 넘겨서 도착한 터라 증류소를 구경하기에 앞서 우선 구내 레스토랑인 타루에서 식사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내부는 패밀리 레스토랑 느낌으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으며 손님도 거의 빠진 상태라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였습니다.


간단한 안주류부터 식사까지 메뉴가 꽤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네요.


그리고 요이치 증류소에서만 접할 수 있는 한정판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위스키도 맛볼 수 있습니다.


저는 위스키 증류소에 왔으니 왠지 스코틀랜드 요리를 먹어야 될 것 같은 기분에 스카치 브로스(スコッチブロス, Scotch broth)를 주문했습니다. 양고기가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특유의 냄새가 살짝 느껴졌는데요, 타케츠루 마사타카는 양고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대신 닭고기가 들어간 스카치 브로스를 먹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소스카츠동을 주문하셨는데 덮밥류는 후식으로 커피나 홍차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동생이 주문한 스파카츠(スパカツ)는 딱 사진을 보고 생각한 그 맛이었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 스파카츠라는 음식을 처음 만든 곳이 바로 홋카이도의 쿠시로 지역이라고 하더군요.


아버지께서 주문하신 미소라멘은 특이하게도 한국식 뚝배기에 담겨서 나왔습니다. 거기다 차슈는 양고기라고 하네요.


식사를 마친 후 증류소를 가로질러 정문으로 이동합니다. 주차장과 시음회장, 레스토랑 등은 모두 후문 쪽에 위치해 있으나 견학 순서는 정문에서 후문 방향으로 진행하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후문으로 입장하신 분들은 일단 정문까지 가셔서 관람을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 성을 연상케 하는 증류소의 정문입니다. 요이치역이나 정문 앞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이쪽이 훨씬 가깝고 편리합니다.


정문 바로 옆에는 가이드 투어의 집합 장소이자 증류소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가 있는 견학자 대기실이 있습니다. 가이드 투어는 30분 간격으로 진행되며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예약할 수 있습니다만 일본어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모바일용 가이드 페이지를 참고하셔서 자유롭게 둘러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요이치 증류소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석탄 직화 증류인데요, 마침 증류동에서 석탄을 넣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자유 관람 시에는 이렇게 바깥쪽에서만 볼 수 있는데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면 안쪽까지 들어가 볼 수 있는 것 같더군요.


위스키를 저장하기 위한 캐스크를 제작하는 과정입니다.


이곳은 1934년에 증류소가 처음 설립되었을 당시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집무실로 사용되던 구 사무소 건물입니다. 기업 내에 위치한 건물 중에서는 홋카이도 최초로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라고 합니다만 아쉽게도 내부에는 들어가볼 수 없었습니다.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아내 리타의 이름을 따서 '리타 하우스'라고 불린 이 건물은 1931년에 회사의 회계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소로 지어졌으나 이후 위스키의 생산 과정을 연구하기 위한 연구소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곳 역시 현재 내부는 관람할 수 없습니다.


눈 속에 파묻혀 있어서 지나칠 뻔했는데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흉상도 있네요.


타케츠루 부부가 살던 이 집은 원래 공장 내에 지어졌다가 요이치 외곽의 야마다(山田)로 이전했는데 2002년에 다시 공장 내부로 옮겨와서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관람객에게 공개되어 있는 현관 홀에는 당시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사진과 물품, 그리고 양식과 일식을 절충한 이 건물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창업 당시부터 사용되던 1호 저장고에는 위스키 숙성에 사용되는 캐스크들이 이렇게 쌓여 있었습니다. 가이드 페이지에는 여기에 있는 캐스크들이 모두 비어있다고 되어 있었지만 안내판에는 실제로 원액이 저장되어 있다고 적혀 있었고 저장고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특유의 알콜향이 느껴지는 걸로 보아서는 원액이 어느 정도 들어있거나 최근까지 사용되던 캐스크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현재는 이런 저장소가 총 26동이 있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둘러본 견학 코스를 복습할 수 있는 위스키 박물관입니다. 먼저 입구에서는 증류기와 함께 닛카 위스키를 상징하는 캐릭터인 '킹 오브 블렌더즈'가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내부에는 위스키의 증류 과정과 시설, 숙성을 위한 캐스크의 제작 방식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더 안쪽에는 유료 시음이 가능한 테이스팅 룸도 있었지만 가족 동반이라 아쉽게도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몰트 위스키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피트(이탄)와 몰트(맥아)입니다.


숙성 기간에 따른 위스키 원액의 변화를 이렇게 전시해 두었네요.


타케츠루 마사타카와 리타의 생애를 돌아볼 수 있는 유품들도 전시되어 있었구요.


닛카의 대표적인 제품군인 타케츠루와 요이치. 요이치는 이름 그대로 이곳 요이치 증류소의 원액만을 사용한 싱글몰트 위스키이며 타케츠루는 요이치와 미야기쿄 증류소의 원액을 적절히 배합한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입니다.


이쪽은 타케츠루 마사타카와 리타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NHK 드라마 '맛상(マッサン)' 촬영 당시에 사용되었던 의상입니다. 드라마의 영향으로 위스키 원액 품귀현상이 가속화될 정도였다고 하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지네요. 


증류소 관람을 모두 마치고 다시 후문 쪽으로 나와서 마지막 목적지인 시음회장으로 향합니다.


시음회장이 있는 닛카 회관 1층에는 이렇게 시음카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선 여기에 간단한 인적사항 등을 기입한 후 2층으로 올라가면,


시음회장 입구가 보입니다.


입구에 계신 직원분께 시음카드를 제출하면 시음용 위스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구 쪽에 있는 셀프 코너에는 얼음과 물, 탄산수, 무알콜 음료가 준비되어 있어서 스트레이트뿐만 아니라 온더락이나 미즈와리, 하이볼 등의 스타일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시음용 세트는 싱글몰트 요이치와 블렌디드 위스키인 슈퍼 닛카(スーパーニッカ), 그리고 애플 와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애플 와인은 사과로 만든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한 일종의 주정 강화 와인이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와인보다는 도수가 꽤 높습니다. 그래도 위스키에 비해서는 순한데다 맛도 달콤해서 그런지 어머니와 동생은 애플 와인을 가장 선호하더군요.


간단한 안주거리와 위스키가 들어간 초콜릿 등도 자판기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주차장 앞에 위치한 샵에서도 다양한 위스키와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저희는 일정이 촉박했던 관계로 바로 오타루로 출발했습니다. 다음에 이곳을 다시 찾게 된다면 좀 더 느긋하게 투어도 참석해 보고 시음도 즐기고 싶네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