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백과를 뒤적거리다 문득 생각난 게 있어 정리해봤습니다.
(제 지식욕은 왜 항상 전공과는 상관없는 방향으로 꿈틀거릴까요ㅠㅜ)
혹시 수정이나 보완할 내용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홍콩특별행정구 여권(좌)과 마카오특별행정구 여권(우)

홍콩, 마카오
홍콩과 마카오 주민들의 경우 중국 본토 주민들과는 달리 '홍콩특별행정구 여권'과 '마카오특별행정구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들 여권은 일반적인 중국 여권에 비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국가의 범위가 훨씬 넓습니다. 또한 중국 여권에 적용되는 각종 국제협정의 혜택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중국과 홍콩, 마카오는 한 국가이기 때문에 홍콩과 본토, 또는 마카오와 본토 사이를 오갈 때에는 이 특별행정구 여권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신 중국 정부에서 홍콩, 마카오 주민들에게 발급한 통행증이 필요합니다. (이 통행증은 일반적으로 유효기간이 10년이며 몇번이고 사용할 수 있지만 본토 주민이 홍콩이나 마카오를 방문하기 위해 발급받는 통행증은 단수입니다.)
홍콩의 경우 홍콩 영주권을 지닌 중국 국적자들이 특별행정구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으며 영국 시민권 취득 여부나 외국 여권의 소지 여부는 특별행정구 여권 발급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마카오에서는 중국 국적자 중 마카오 영주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특별행정구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으며 자격만 된다면 포르투갈 여권이나 기타 국가의 여권도 함께 소지할 수 있습니다.


▲대만 주민 대륙왕래통행증(좌)과 중화민국 대만지구 입출경허가증(우)


중국과 대만
중국과 대만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서로 상대 국가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출입국 시에 대만 여권을 사용할 수 없으며 대만에서도 중국 여권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중국측에서 발급되는 '대만 주민 대륙왕래통행증'이나 대만측에서 발급되는 '중화민국 대만지구 여행증'(본토 주민용) 또는 '중화민국 대만지구 입출경허가증'(홍콩, 마카오 주민용)을 이용하여 양안을 왕래할 수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대만 여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마카오의 경우 대만 여권을 소지하고 있으면 무비자로 체류가 가능하며, 홍콩의 경우 사전에 비자를 발급받으면 대만 여권으로도 입국이 가능합니다. 다만 홍콩과 마카오 모두 이를 해외여행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대만 여권에 직접 스탬프를 찍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대만에서도 특별행정구 여권에 직접 스탬프를 찍지 않고 허가증에만 스탬프를 찍습니다.
라오스나 베트남과 같은 일부 공산권 국가에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대만 여권에 직접 스탬프를 찍지 않고 대신 별도의 비자 용지를 여권에 철합니다. 말레이시아도 최근까지는 이런 조치를 취했으나 현재는 대만 여권에 직접 스탬프를 찍고 비자를 발급합니다.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등의 영향으로 초기 이스라엘 여권에는 '독일에서는 유효하지 않음'이라고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독일을 방문하고자 하는 이스라엘인은 정부로부터 특별 여권을 발급받아야만 했지요. 이후 독일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에 따라 여권에서 이와 같은 문구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스라엘 여권 소지자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란,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는 이스라엘 국민이 아니더라도 이스라엘에 출입국하였거나 이스라엘 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에서는 여행자들에게 여권에 출입국 관련 스탬프를 찍거나 이스라엘 비자를 부착하는 것을 강제하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이스라엘 이민 당국에서 스탬프 없이 입국하는 것을 불허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하지만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스라엘과 인접한 이집트나 요르단의 출입국 기록으로부터 이스라엘 출입국 사실이 밝혀지기만 해도 입국을 금지합니다. (예를 들어 여권상에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국경 도시인 타바를 통해 이집트에 입국하거나 출국한 기록이 있다면 이 또한 이스라엘에 입국했던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일본, 영국 등에서는 이스라엘 여행자에게 필요에 따라 여권 두 개를 동시에 소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 법에 따르면 이란, 레바논,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은 적성국가로 분류되어 있어 이스라엘 국민이 허가 없이 이 국가들을 방문했을 경우에는 귀국 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래는 이집트와 요르단도 여기에 해당되었지만 평화협정을 체결한 이후 통행이 자유로워졌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1918년, 합스부르크 왕가가 축출되고 오스트리아 공화국이 세워졌을 때 몰락한 황족들은 국외로 추방되면서 오스트리아로의 귀국이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추방된 이후에도 오스트리아 시민권을 유지하고 있었고 오스트리아 여권을 계속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여권에는 재미있게도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유효'라고 명시되어 있었지요. 이러한 추방 결정은 결국 유럽인권재판소에 의해 번복되었습니다.


▲남키프로스 여권

키프로스 (사이프러스)
북키프로스(북키프로스 터키 공화국)가 터키의 지원을 받아 독립을 선언하였지만 UN에서는 이를 불법정부로 규정하였습니다. 따라서 북키프로스 여권은 남키프로스(키프로스 공화국)를 통해 출입국할 때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제3국으로부터 북키프로스로의 직접 입국은 북키프로스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행위로 간주되어 남키프로스로의 입국이 금지됩니다. (여권에 북키프로스의 스탬프나 비자가 있는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남키프로스로의 입국이 허가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남키프로스 이민국에서 이를 임의로 취소시킨 뒤에 입국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남북간의 경계선(Greenline)에 설치된 통과지점을 경유해서 북키프로스에 입국하는 것은 허용되며 이 경우에는 북키프로스 여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법적으로 북키프로스 주민도 남키프로스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터키는 2003년까지 남키프로스 여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남키프로스 여권 소지자의 입국을 허용하지만 여권에 스탬프를 찍지 않고 별도의 비자를 발급합니다. 북키프로스 여권을 인정하는 국가는 세계적으로 드물기 때문에 터키는 북키프로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터키 여권도 발급하는데요, 이렇게 발급된 터키 여권은 남키프로스에서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통가
국적에 관계없이 미화 10,000달러를 지불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통가 보호민 여권(Tongan Protected Person's Passport)은 뉴질랜드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인정되지 않습니다. 또한 이 여권을 소지한 사람은 통가에도 입국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통가 여권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하지(Hajj) 여권
이슬람권 국가에서 메카 성지 순례를 위해 발급하는 특별 여권입니다. 중국과 인도에서도 무슬림에 한해 이를 발급하고 있으며 요르단에서는 이스라엘 내에 거주하는 아랍인들을 위해 임시 요르단 여권과 결합된 형태의 하지 여권을 발급하고 있습니다.


▲UN 통행증

UN 통행증(Laissez-Passer)
UN에서 직원에게 발급하는 통행증으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권에 준하는 여행증명서로 인정받습니다. 공적 업무로 인한 여행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출입국 시에는 소지자의 실제 국적과는 상관없이 UN 통행증과 관련된 규정에 따라 비자의 필요 여부가 결정됩니다. (UN 통행증 소지자의 경우 영국, 독일, 케냐 등에서는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습니다.) 붉은색 커버로 된 통행증은 고위 인사에게 주로 발급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외교관 여권에 준합니다.



▲월드 패스포트

월드 패스포트
월드 패스포트는 WSA(World Service Authority)에서 발급하는 비공인 여권으로 세계인권선언 13조 2항('모든 사람은 자국이나 다른 나라를 떠나고 자국에 돌아올 권리를 가진다')에 기반하여 만들어졌습니다. 기계 판독식 여권으로 몇 가지 위변조 방지 장치도 포함되어 있으며, 민간단체에서 제작하여 공신력은 없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이용한 입출국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월드 패스포트를 이용하여 약 150개국에서 출입국을 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여기엔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경우에 따라 출입국이 거절되는 경우도 많으며 특히 캐나다,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는 이를 여권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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