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맥주 박물관(サッポロビール博物館)

주소: 北海道札幌市東区北7条東9丁目1-1

전화번호: 011-748-1876

홈페이지: http://www.sapporobeer.jp/brewery/s_museum/

영업시간: 11:00 ~ 20:00
(단, 시음 장소인 스타홀은 주문 마감 18:30, 영업 종료 19:00)

휴무일: 연말연시 및 임시휴무일
(매주 월요일에는 프리미엄 투어 및 스타홀 휴무)

맵코드: 9 554 261*03


삿포로 맥주원(サッポロビール園)

전화번호: 0120-150-550

홈페이지: https://www.sapporo-bier-garten.jp/

영업시간: 11:30 ~ 22:00 (주문 마감은 21:30)

휴무일: 12월 31일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삿포로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설령 맥주에 큰 관심이 없으시더라도 한 번쯤은 꼭 방문해보실 정도로 상징적인 장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도 여행 일정 동안 이곳을 두 번이나 찾게 되었구요.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안쪽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고풍스러운 벽돌 건물과 함께 박물관 입구가 보입니다. 이 건물은 사실 원래부터 맥주공장이었던 건 아니고 삿포로 제당이 1890년에 건설한 제당공장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삿포로 제당이 해산하면서 공장 증설을 원하던 삿포로 맥주가 이를 인수하여 1965년까지 실제 공장으로 사용했다고 하네요. 참고로 삿포로 맥주의 전신인 '개척사 맥주 양조소(開拓使麦酒醸造所)'가 가장 처음 설립한 공장은 이곳이 아닌 현재의 삿포로 팩토리(サッポロファクトリー) 자리에 있었다고 합니다.


박물관의 전시물은 3층에서부터 시작해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관람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3층에는 프리미엄 투어 참가자를 위한 대기실과 영상관도 있으나 저희는 따로 투어를 신청하진 않았기 때문에 바로 전시관으로 들어가니 이렇게 거대한 솥이 관람객을 맞이하네요. 이 솥은 맥즙을 끓이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솥 둘레의 경사로를 따라 내려가면 2층 전시관으로 연결됩니다.


맥주공장답게 스테인드 글라스에도 보리가 새겨져 있네요.


2층 전시관에서는 삿포로 맥주의 창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1887년에는 독일의 양조기사를 통해 열처리 기술을 도입하여 판로가 더욱 넓어지고 품질관리도 간편해졌다고 하는군요. 현재는 비열처리 맥주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아카보시(赤星)'라는 이름의 열처리 맥주도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아직 판매 중이라고 합니다.


당시 삿포로 제1공장의 모습을 모형으로 재현해 두었습니다.


1903년에는 도쿄 공장도 가동을 시작하였으며 1906년에는 에비스 맥주를 제조하던 일본 맥주(日本麦酒)와 아사히 맥주의 전신인 오사카 맥주(大阪麦酒), 삿포로 맥주 3사가 대일본 맥주(大日本麦酒)라는 회사로 합병되어 1949년에 다시 분할되기까지 일본 국내의 맥주시장을 상당 부분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이 중일전쟁을 일으킨 1937년 무렵부터 물자 부족이 심화되어 1940년부터 배급제를 시행하게 되었으며 1943년에는 모든 맥주의 상표까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급제는 2차대전 종전 이후에도 당분간 지속되었는데 쌀 대신 맥주를 배급하는 경우도 있었다는군요.


당시의 광고 포스터들도 한쪽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삿포로 맥주의 주력상품인 '쿠로라벨(黒ラベル)' 역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쿠로라벨의 등장과 더불어 이전까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열처리 맥주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그 자리를 비열처리 맥주가 채워나가기 시작합니다.


맥주의 원료가 되는 맥아와 홉. 개척사 시대에는 보리와 홉 모두를 홋카이도 내에서 재배했지만 현재는 일본 국내를 비롯하여 캐나다와 호주, 독일 등지에서 협동계약재배를 통해 재료를 공급받는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삿포로라는 이름 아래에서 함께 발전해 온 도시와 맥주의 변천사가 프로젝션 영상을 통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전시관 관람을 마치고 계단 오른쪽 줄을 따라 내려오면 시음을 위한 티켓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시음 장소인 1층의 스타홀(スターホール)입니다. 공간이 그리 여유롭진 않지만 회전도 빠른 편이라 금방 빈자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시음이 가능한 품목으로는 쿠로라벨과 클래식, 개척사 맥주(開拓使麦酒)가 있으며 이외에도 무알콜 맥주와 소프트 드링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개척사 맥주는 창업 당시의 제조법과 맛을 재현한 맥주로서 박물관과 삿포로 팩토리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하네요.


저희는 세 가지 맥주를 비교해가며 마실 수 있는 '맛 대결 세트(飲み比べセット)'를 주문했습니다. 자동판매기에서 티켓을 구입한 뒤 카운터에 내면 간단한 안주거리와 함께 즉석에서 맥주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샘플러에 포함된 세 가지 맥주 중에서 저는 개척사 맥주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언가 맛이 좀 더 묵직하고 깊은 느낌이더군요. 색이 다른 두 맥주보다 약간 더 탁해 보이는 건 여과를 거치지 않아서일까요?


벽돌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벽이나 맥주병을 모티브로 한 조명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 잘 나와있진 않지만 빨간 줄이 처져 있는 공간은 프리미엄 투어 참여자들을 위한 전용 좌석인 것 같았습니다.


출구 쪽에 있는 뮤지엄샵에서는 맥주와 여러가지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맥주는 밖에서 구입하는 게 더 저렴합니다). 시음을 할 때 함께 받았던 안주용 콩도 여기서 판매하고 있네요.


다음 날에는 저녁식사를 위해 이곳을 한 번 더 찾았습니다. 사실 징기스칸 하면 삿포로 시내에 훨씬 더 유명하고 맛있는 곳들도 많이 있지만 삿포로 맥주원만큼 주차가 편하고 웨이팅이 없는 곳을 찾기가 쉽진 않더군요.


맥주원의 접수 데스크도 박물관과 동일한 장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미리 예약을 하셨다면 이곳에서 예약사항을 확인하시고 안내를 받으시면 되며 예약을 하지 않으셨다면 공석이 있는 홀로 안내해 줍니다.


저는 예약을 하지 않고 조금 늦은 시간(밤 8시 40분 정도였습니다.)에 도착해서 식사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다행히 바로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접수대에서 원하시는 장소가 있냐고 물어보시길래 제일 가까운 곳으로 가겠다고 했더니 바로 옆 개척사관(開拓使館) 2층에 있는 케셀홀(ケッセルホール)로 안내해 주시더군요. 각 홀마다 주문 가능한 메뉴와 흡연 가능 여부 등이 조금씩 다르니 가시기 전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미리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개척사관의 모습입니다. 박물관과 같은 건물이긴 한데 내부에는 따로 방문객용 통로가 없나 봅니다.


개척사관 1층 로비에는 이렇게 커다란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날씨가 추울 때는 여기에 불을 피우기도 한다던데 저희가 방문했을 때에는 날씨가 많이 풀려서인지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케셀홀이라는 이름은 홀 가운데 설치된 커다란 솥을 독일어로 케셀(Kessel)이라 부르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저 케셀을 비롯해서 홀 내부의 분위기는 참 마음에 들었지만 자리에 따로 환기시설이 없고 흡연석과 금연석이 한 공간에 있어서인지 실내에 연기가 자욱하더군요. 좀 더 쾌적한 식사를 원하신다면 금연이며 무연 로스터가 설치되어 있는 1층 트롬멜홀(トロンメルホール)이나 라일락(ライラック)을 추천해 드립니다.


홋카이도의 모양을 본뜬 불판이 인상적이네요. 자리에 앉기 전에 겉옷에 냄새가 배지 않도록 비닐봉투에 잘 담아두고 앞치마까지 챙깁니다.


맥주가 몹시 땡겼지만 안타깝게도 운전 때문에 물배만 채웠습니다.


여기선 무한리필 메뉴를 많이 드시는 것 같았지만 이따 야식을 먹을 예정이었기에 저희는 트래디셔널 징기스칸(トラディショナルジンギスカン)과 야채 세트를 2인분 주문하고 야채만 2인분을 더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양고기를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 아버지를 위해 홋카이도산 돼지고기 징기스칸(道産豚のジンギスカン)도 2인분 주문했습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것도 꽤나 괜찮더군요.


트래디셔널 징기스칸은 야채를 아래에 깔고 그 위에 고기를 덮어서 핏기가 가시면 먹으라고 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잘 익지 않아서 그냥 불판에 바로 구워 먹었습니다.


고기를 거의 다 먹어갈 무렵에 생램 징기스칸(生ラムジンギスカン)을 2인분 추가했습니다. 보통 고기를 먹을 때에는 냉동보다 생고기를 더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여기선 다들 트래디셔널 징기스칸을 추천하시길래 이유가 뭘까 궁금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둘 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격은 거의 비슷하니 적당히 섞어서 드셔보시고 마음에 드시는 걸로 쭉 주문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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