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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날이 저물 무렵이 되어 '세계 신 3대 야경'이라 불리는 나가사키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이나사야마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나가사키 시내에서 이나사야마 전망대로 올라가는 방법으로는 크게 로프웨이와 택시, 버스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버스는 제일 저렴하지만 배차간격이 다소 길고 3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만 이나사야마 정류장에 정차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동계 기간에는 이나사야마 츄후쿠(稲佐山中腹) 정류장까지만 운행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희는 로프웨이를 선택했죠.

나가사키역에서 로프웨이 승강장까지는 3, 4번 버스를 타고 로프웨이 앞(ロープウェイ前) 정류장에 내리시면 됩니다. 정류장에서부터 승강장까지는 안내판이 잘 되어 있어서 초행길이라도 쉽게 찾아가실 수 있구요. 로프웨이에서 자체적으로 운행하는 무료 순환버스도 있지만 시간상의 제약이 많아서 느긋하게 돌아보기에는 좀 힙들 것 같습니다.




로프웨이 승강장은 후치 신사(淵神社)의 경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로프웨이 티켓은 성인 왕복 기준으로 1,200엔입니다. 나가사키역 관광안내소에서 단체 가격으로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봤는데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현재로써는 할인율은 좀 떨어지지만 홈페이지에서 배포하는 쿠폰을 출력해 가시는 쪽이 가장 확실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곳 로프웨이는 두 대의 곤돌라가 번갈아가며 약 15~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데요, 각각 '별의 물방울(星のしずく)'과 '달의 물방울(月のしずく)'이라는 애칭이 붙어 있었습니다.







곤돌라의 내부는 360도 모두 유리로 되어 있어서 나가사키 시내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약 5분 간의 짧은 로프웨이 탑승을 마치고 드디어 이나사야마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이날 날씨가 좋아서 시내에서는 외투를 벗고 다녔는데 저녁인데다 아무래도 여긴 산이라 그런지 아래에 비해 날씨가 많이 춥더군요.



적당히 자리를 잡고 해가 지기를 기다립니다.









제 사진으로는 충분히 전달이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정말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멋진 야경이었습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나가사키의 풍경은 추운 날씨를 잊게 해 줄 만큼 예쁘더군요.




해가 완전히 저물고 야경도 절정에 이를 무렵에 다시 나가사키 시내로 돌아가기 위해 로프웨이 승강장으로 향했습니다. 밤이 되니 연결통로에도 이렇게 멋진 조명을 켜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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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가 끝난 뒤 나가사키까지 온 김에 랜턴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신치 중화가 쪽으로 향했습니다. 이전에는 나가사키에 오면 항상 노면전차만 이용했었는데 이번에는 이나사야마 전망대에도 올라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랜턴 페스티벌 때문인지 노면전차는 러시아워 수준으로 사람을 꽉꽉 실어서 다니는데 버스는 이상할 정도로 널널해서 왠지 기분이 좋더군요.

나가사키 버스 1일승차권은 500엔이며 나가사키역 관광안내소나 나가사키 버스 영업소 등에서 판매하는데 마침 브릭홀 바로 앞에 코코워크 버스센터가 위치해 있어서 저희는 여기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버스 노선이 생소해서 무얼 타야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시내를 다니는 버스 계통 자체가 몇 종류 없고 같은 계통의 버스가 교외로 나가면서 행선지별로 분기하는 형태라 시내에 있는 관광지라면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아무거나 타도 대충 근처까지 갈 수 있겠더군요. 주요 정류장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목적지별로 버스 번호가 잘 정리되어 있으니 그쪽을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침 시간이 잘 맞아서 축제 기간 동안 딱 두 번만 진행된 황제 퍼레이드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만마치 아케이드를 헤매다가 퍼레이드 행렬이 지나가는 걸 보고 재빨리 신치 중화가 쪽으로 넘어왔는데 다행히 행렬을 앞질러 먼저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날 퍼레이드에서 황제역을 맡은 분은 탤런트 카타오카 츠루타로(片岡鶴太郎) 씨라고 하네요.





공연 때문에 점심을 못 먹은 터라 신치 중화가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할까 했는데 어중간한 시간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식당들이 문을 닫고 저녁 영업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대체로 저녁 5시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하는 듯 합니다.) 할 수 없이 중화가를 따라 쭉 걷다가 브레이크 타임 없이 영업하는 '슌카슈토(春夏秋冬)'라는 음식점에 들어갔습니다.



제일 먼저 고마당고(胡麻団子, 깨경단)가 나왔는데 홀에서 먹으니 바깥 매대에서 파는 가격의 두 배쯤 받네요.



이어서 나가사키 짬뽕과 사라우동, 소롱포가 등장. 짬뽕이랑 사라우동은 무난했고 소롱포는 육수가 거의 없어서 그냥 만두같았어요.




식사를 마치고 중화가 남문 맞은편 미나토 공원(湊公園)에 설치된 메인 행사장에 들렀습니다. 아까 황제 퍼레이드의 주역들이 무대에 올라 인터뷰를 진행 중이었는데요, 그렇게 흥미로운 내용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래 머무르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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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트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는 공연 전날인 2월 7일에 후쿠오카로 들어왔습니다. 원래는 2월 7일 극장공연에도 응모했지만 지나(코우지나 유이)의 생탄제라 그런지 원거리랑 패밀리/커플석 모두 광.탈...ㅠ 대신 쇼핑도 좀 하며 이리저리 쏘다니다가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있던 세븐일레븐에서 티켓을 발권했습니다. 처음에는 기계로 발권해야 하는 줄 알고 구석에 있는 멀티카피기를 이리저리 눌러봤데 아무리 찾아봐도 예매한 표를 찾는 메뉴가 안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발권 안내 메일을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봤더니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얘기하라고 되어 있더군요. 편의점마다 발권 절차가 조금씩 다른가봐요.



얼른 카운터로 가서 발권번호가 적힌 메일을 점원에게 보여줬더니 30초만에 티켓을 출력해서 건네줬습니다. 점원이 좌석번호 같은 것들을 짚어주면서 확인시켜주었는데 건성건성 듣고 그냥 받아서 호텔로 돌아왔죠. 그리고 봉투에서 티켓을 꺼내는데...



'2층... 2층? 엌ㅋㅋㅋㅋㅋ'

얼른 공연장인 브릭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2층 우측 코너라는 상당히 미묘한 위치였습니다. 거기다 HKT 공홈에는 만에 하나 기상상태가 좋지 못하면 공연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공지까지 올라와서 사람을 심란하게 만들었죠. 결과적으로 당일 나가사키의 날씨는 굉장히 좋았고 공연도 무사히 열렸지만 다음 날 아침까지 야후 일기예보를 몇 번이나 새로고침했는지 모르겠네요.



콘서트가 열리는 나가사키 브릭홀은 나가사키역 바로 전에 있는 우라카미역에서 내리면 걸어서도 금방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큐슈여행을 가 보신 분들이라면 익숙하실 특급 카모메를 타면 하카타에서 나가사키까지는 보통 두 시간 안쪽으로 끊어주니 이동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었죠. 그런데 하필이면 콘서트 날짜가 나가사키 랜턴 페스티벌 기간이랑 겹치는 바람에 지정석은 옛날옛적에 전부 매진된 상태더군요.

어차피 굿즈를 살 생각은 없어서 공연에만 늦지 말자는 생각으로 계산해보니 8시 56분이랑 9시 15분에 출발하는 열차가 있길래 자유석을 노리고 20분쯤 일찍 역에 나갔습니다. 하지만 다들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이미 자유석 위치에는 이미 길고 긴 줄이 늘어서 있더군요. 결국 8시 56분 열차는 타지 못하고 좀 더 기다린 끝에 9시 15분에 출발하는 열차에 겨우 자리를 잡았습니다.



"열차 교행을 위해 잠시 신호정차를 하겠습니다."
"......"



"본 역에서 약 4분간 신호정차를 하겠습니다. 승객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아놔,  다음 역인데!!!'



결국 11시 19분에 도착해야 될 열차가 연착에 연착을 거듭해서 35분이 되어서야 우라카미역에 도착했습니다. 공연시간에 꽤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긴 했지만 그래도 열차를 기다리는 줄이며 열차 안 여기저기서 들리는 덬스러운 대화들을 들으니 이 사람들도 나랑 같이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왠지 안심이 되더군요.




브릭홀에 도착했을 떄에는 이미 공연시간이 가까워져서 바로 입장 줄에 가서 섰습니다. 로비에서 공연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네 줄씩 세워서 티켓 및 신분증 검사와 짐검사를 거친 후 입장하도록 되어 있었는데요, 저같은 경우에는 티켓센터에 이름이 한자로 등록되어 있어서 티켓에도 이름이 한자로 각인되어 있었는데 처음에 여권을 보여주니까 스탭이 좀 당황해 하는 기색이었습니다. 그래서 만약을 대비해서 챙겨간 주민등록증을 꺼내서 한자 이름을 짚어줬더니 그제서야 OK 싸인과 함께 바로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같이 예매한 동반자 티켓은 'OOO님의 동반자님'이라고만 찍혀 나와서 신청자랑 동행만 한다면 누가 들어가든 상관없는 것 같았습니다.

짐검사는 빡빡하게 하진 않고 그냥 열린 가방을 슥 훑어본 후 '카메라 있어요?'하고 물어보는 정도였는데 있다고 하니 다른 콘서트처럼 보관소로 데리고 가서 맡기도록 하더군요. 말 안하면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였는데 괜히 있다고 해서 맡기는 데에 시간을 약간 빼앗겼습니다. 보관소에서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길래 여행 중이라 그런 거 없다고 했더니 그럼 잊지 말고 꼭 찾으러 오라고 몇 번이고 당부를 하네요.




팬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자자한 망게임 '영광의 라비린스(栄光のラビリンス)'의 홍보 부스. 물론 저도 해 본 적은 없습니다.



HKT 모바일 회원이거나 현장에서 회원가입을 하면 손수건을 나눠주는데요, 우리나라 통신사 회선으로는 그저 그림의 떡...ㅠ



화환은 유니버설 뮤직과 후지테레비 '여고경찰' 팀이 보낸 것들을 비롯해서 서너개 정도가 늘어서 있었습니다.



(이후 모든 사진은 오자키 지배인의 구플에서 인용했습니다.)



방향은 반대쪽이지만 제 자리에서 보는 무대는 대략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공연장 규모가 작다 보니 별도로 스크린은 사용하지 않아서 애들 얼굴까지는 식별이 어렵고 그냥 머리스타일이나 실루엣, 목소리 같은 특징으로만 대충 구분이 가능했습니다. 짐만 될 것 같아서 쌍안경은 안 가지고 왔는데 그게 좀 아쉽더군요. 다만 단차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 일어선 상태에서도 무대를 보는 데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정오를 살짝 넘겨 하룻삐(코다마 하루카)의 장내 아나운스가 나오면서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곡은 모닝구 무스메의 명곡인 '더 피스'. 딱 10년 전에 이 곡을 요요기 경기장에서 들었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세트리스트나 MC 내용 등은 마토메 사이트에 잘 정리되어 있기도 하고 제가 다 기억하고 있지 못한 관계로 생각나는 부분만 대충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초반부에 'HKT48'을 부를 때랑 앵콜 때 이렇게 두 번은 멤버들이 2층까지 직접 올라왔습니다. 1층은 수레 같은 데에 애들을 태워서 움직인 것 같고 2층은 중앙 통로에 스탭들이 미리 발판을 깔아두고 거기에 올라서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있던 쪽 블럭에는 전반부에 사쿠라(미야와키 사쿠라)와 럽땅(오오타 아이카)이, 앵콜 때에는 하룻삐와 캡틴(아나이 치히로)이 번갈아가며 오더군요.

멤버들이 올라서 있던 자리와 제 자리 사이의 거리는 약 2~3미터 정도였는데요, 극장공연이나 악수회를 가본 적이 없다보니 멤버를 직접, 그것도 이렇게 근거리에서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고 연예인 포스가 장난 아니더라구요. 미디어에서는 헐렁해 보여도 역시 아이돌은 아이돌이구나 싶었습니다.



나가사키 출신인 마도카(모리야스 마도카)가 홈 어드밴티지를 받아 솔로곡 '밤바람의 소행'을 열창했습니다. 라이브인데다 열악한 음향시설의 탓인지 결코 잘 부른다고 하기엔 어려웠지만 관객들의 호응은 누구보다도 좋았습니다.



메루미오(타시마 메루, 토모나가 미오) 콤비의 '아보가도가 아냐(アボガドじゃねぇーし)'.



사쿠라와 3기 감자들의 '나팔 연습중'.



'FIRST LOVE'는 매 공연마다 담당 멤버가 바뀌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날 낮공연에는 캡틴이 등장했습니다. 처음에는 누군지 긴가민가했는데 옆자리 아저씨의 치히로 콜을 듣고서야 확신을 가졌죠.




마도카의 피아노 반주와 함께 '너에 대해서'.



삿시(사시하라 리노)와 아오이(모토무라 아오이)의 '오시메시(おしべとめしべと夜の蝶々)'. 이번엔 고양이 의상을 선보였습니다.



'마지스카 로큰롤'에서는 하룻삐가 이끄는 사이비 종교 '메롯삐교'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센터 자리도 하룻삐가 차지했구요.



후반부의 AKB 그룹 메들리에서는 노기자카의 곡을 포함해서 자매그룹의 곡을 논스톱으로 불렀습니다. 중간에 무대 뒷부분을 계단으로 가려놓고 피아노 등을 준비하거나 깜짝 등장을 위해 숨어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2층이다보니 그런 움직임들이 모두 보여서 좀 귀여웠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음향시설이 미흡한 탓인지 아니면 어딘가 세팅에 문제가 있었는지 가끔 찢어지는 소리가 나거나 음이 잘 안 들리는 경우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너의 이름은 희망'을 부를 때 피아노쪽 볼륨이 너무 크게 잡혀서 노이즈가 심하게 들리고 나머지 멤버들의 보컬은 다 묻혀버리는 등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리허설 때 이런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앵콜이 시작되기 전에 삿시가 갑자기 턱시도를 입고 등장해서 '낮에 서프라이즈가 있을 줄은 몰랐죠?'라면서 3rd 싱글 '벚꽃, 다함께 먹었어(桜、みんなで食べた)'의 제목과 선발 멤버를 발표했습니다. 마지막에 세 자리가 남았을 때 '이제 세 자리 남았는데요...' 하고 뜸들이다가 나코(야부키 나코), 미쿠(타나카 미쿠), 그리고 쵸리(나카니시 치요리)를 순서대로 불렀을 때의 공연장 분위기는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신곡을 포함한 앵콜곡들과 함께 2시간 30분여의 공연은 막을 내렸습니다. 전반적으로 MC 등에서는 나코를 푸쉬해주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아키요시(아키요시 유카)가 기억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극장공연에서 시작된 화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키요시가 주먹밥을 닮았다는 얘기에서 시작해서 나중에 삿시가 포츈쿠키에서 '오니기리' 대신 '아키요시' 콜을 부탁한 것까지의 흐름도 재미있었고, 포츈쿠키를 부를 때 격한 깝댄스를 추면서 삿시를 밀쳐내고 센터 자리까지 나온 것도 정말 귀여웠습니다. 물론 아키요시도 어리지만 마냥 애기애기한 3기생들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고 싶어지네요.

여담이지만 공연 시간 전후로는 굿즈 판매 코너가 공연장 안쪽에 설치되는데 공연이 끝나고 나갈 때에는 혼잡해서 그런지 굿즈 판매를 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갈 때 로비 쪽에서 오자키(오자키 아츠시) 지배인과 홍보담당 사루오바상(니시야마 쿄코)을 봤는데 이분들은 딱 미디어에서 보던 그 이미지와 판박이더군요. 사루오바상은 워낙에 이미지가 강렬해서 공연에서 본 멤버들보다도 오히려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ㅎ



















[사진을 클릭하시면 확대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에 있어서는 고도성장의 상징이지만 우리에게는 강제징용의 아픈 기억이 남아있는 곳, 군칸지마(軍艦島)에 다녀왔습니다. 본래 군칸지마는 1974년 폐광 이후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왔지만 2009년 4월부터 나가사키시의 조례에 의해 관광객의 상륙이 가능해져서 지금은 여러 해운회사에 의해 상륙 투어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스케쥴이 적당한 야마사 해운(やまさ海運)의 투어 상품을 이용했습니다.

군칸지마 상륙 투어는 일반적으로 나가사키항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승선권은 4,000엔이며 여기에 시설이용료 300엔이 별도로 부과되어 총 4,300엔이 필요합니다. 현장 발권도 가능한 것 같지만 인터넷 예약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예약을 하고 가시는 편이 편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승선권은 배에 오를 때 회수하지만 시설이용권은 군칸지마에 도착한 이후에 회수합니다. 이걸 분실하면 군칸지마에 도착해도 상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시설이용권을 분실하신 아주머니가 직원 분과 옥신각신하는 걸 목격했습니다.)

섬 안에는 관광객들이 다닐 수 있는 견학로와 몇 개의 벤치, 그리고 그늘막 정도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화장실도 자판기도 없기 때문에 출항하기 전에 미리 모든 준비를 마치고 가셔야 합니다. 여름에는 햇빛이 굉장히 뜨겁기 때문에 밀짚모자를 대여해주는데 수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빨리 받아가시는 게 좋겠지요. 또한 샌들이나 굽이 높은 신발도 안전 문제상 신고 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이 경우에도 선내에서 신발을 대여해주긴 하는데 무료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상륙한 이후에는 견학로의 각 지점에서 인솔자 분의 설명을 듣고 다음 지점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견학이 진행됩니다. 설명은 일본어로만 제공되지만 팜플렛 등의 자료는 영어로도 되어 있기 때문에 필요하시면 매표소에 요청하시면 됩니다. 견학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며, 견학을 마치고 나가사키항으로 돌아갈 때에는 배로 군칸지마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습니다. 나가사키항에서 군칸지마까지는 편도로 약 40~50분 정도가 걸리지만 항해 중에도 주변에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지루하진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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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텐보스역에서 나가사키로는 아쉽게도 특급열차가 없습니다.
네덜란드 국기색으로 멋지게 도색된 키하183계의 특급 시볼트가 있었으나
다이아 개정으로 폐지되었고 지금은 쾌속과 보통열차만 운행하고 있습니다.
(일부 가이드북이나 여행안내사이트에는 아직도 특급 시볼트가 운행중이라고 나와있으니 주의하세요.)

그래서 저희가 이용한 것은 쾌속 시사이드 라이너.
오무라선을 따라 나가사키까지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되구요, 전 좌석이 자유석입니다.

열차 안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배분할까 고민하다가
그라바공원쪽은 생략하고 평화공원 일대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평화공원은 나가사키역보단 우라카미역에 더 가깝기 때문에 우라카미역에서 내렸습니다.

우라카미역에서 평화공원은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도보로도 충분히 갈 수 있었지만
나가사키 시내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내리던 빗방울이 어느새 꽤나 굵어져 버렸습니다.
결국은 우라카미역 앞에서 노면전차를 타고 평화공원이 있는 마츠야마쵸까지 갔습니다.
(내 피같은 100엔..ㅜ.ㅜ)

나가사키의 노면전차는 거리에 관계없이 1회 탑승에 100엔이며 네개 노선이 운행중입니다.
1일 승차권은 500엔으로 나가사키에 하루를 투자하실 분은 1일 승차권이 훨씬 경제적일 겁니다.
아, 1일 승차권은 전차 안에서는 판매하지 않으니 꼭 여행안내소 등지에서 미리 구입해서 탑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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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공원의 계단을 올라가면 제일 먼저 보이는 평화의 분수입니다.
원폭 투하 후 목마름에 시달리며 죽어가던 수많은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분수 앞의 비에는 당시 목마름에 고통받던 소녀가 남긴 글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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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분수를 지나면 피폭 당시 이곳에 위치해 있었던 나가사키 형무소의 잔해가 있고
그 뒤로는 넓은 광장과 평화기념상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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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기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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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기념상의 양쪽에는 피폭자들의 명복을 비는 종이학들이 걸려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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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원폭낙하중심지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저 탑이 바로 원폭이 떨어진 지점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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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도 종이학들이 잔뜩 걸려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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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폭시의 지면을 보존해 둔 장소입니다.
원폭의 무서움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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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카미 성당으로 가는 길입니다.
원폭낙하중심지에서 뒷쪽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원폭자료관과 한국인 위령비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결국 한국인 위령비는 찾지 못하고 바로 우라카미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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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우라카미 성당입니다.
원래 건물은 원폭에 의해 파괴되고 현재의 건물은 59년에 새로 지어진 것이라고 하네요.

우라카미 성당까지 둘러본 후 이나사야마 공원으로 가서 나가사키의 야경을 감상하려 했으나
쏟아지는 비로 인해 포기하고 신치 차이나타운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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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 차이나타운으로 가기 위해서는 츠키마치에서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라바공원이 있는 오우라로 가기 위해서도 츠키마치까지 가서 전차를 갈아타야 하는데요
평화공원에서 츠키마치로 가시기 위해서는 꼭 1호선(파란색)을 타셔야 합니다.
3호선(빨간색)은 나가사키역 앞에서 방향을 틀어버리니 잘 구분하셔서 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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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 차이나타운의 입구입니다.
츠키마치에서 내리신 후 표지판을 따라 가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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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정도의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어서 거리는 약간 한산했지만
화려한 차이나타운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사진이 약간 어둡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상당히 밝고 사람들도 꽤 많이 지나다니는 거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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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거금 735엔을 들여 먹은 나가사키 짬뽕.
솔직히 상상 이상으로 느끼했습니다.=_=;;
국물맛이 뭐랄까, 우리나라의 중국집 우동에 간장을 약간 친 듯한 그런 느낌이었답니다.;;
하지만 양은 상당히 많았습니다. 두분이 같이 드셔도 될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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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동생이 시킨 사라우동. 짬뽕과 함께 나가사키의 명물이죠.
여기에 간장소스를 뿌려서 비벼먹는데요, 우동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면은 마치 라면땅 같았습니다.-_-;;
그래도 제 입맛에는 이쪽이 더 잘 맞더군요.

참, 제가 간 식당은 차이나타운 입구 바로 오른쪽에 있는 쿄카엔(京華園)이란 곳이었는데요
서비스도 괜찮고 선물용 레토르트 짬뽕과 사라우동도 팔고 있었습니다.
사라우동의 맛에 감명받은 동생 친구도 하나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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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를 마친 후 하카타로 돌아가기 위해 나가사키역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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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역 옆에 위치한 아뮤플라자 나가사키입니다.
호텔과 쇼핑센터, 식당가가 함께 모여있어서
나가사키에서 1박 하시려는 분들은 이쪽을 이용하시는 쪽이 편리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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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타와 나가사키를 약 1시간 50분에 주파하는 특급 카모메(중에서 시로이카모메)입니다.
현재 재래선을 달리는 특급열차중 최신형 틸팅열차인 885계 열차로 상당히 세련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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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 중에 문이 너무 멋있어서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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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는 겉모습만큼이나 내부도 상당히 세련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검은색 가죽시트와 원목재질의 바닥이 딱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리를 찾아 앉으니 이윽고 열차가 출발,
어둠이 내린 나가사키본선을 따라 1시간 반 정도를 달리다가
토스에서 가고시마본선으로 진입해서 약 20분 가량을 더 달려 드디어 하카타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냥 바로 호텔로 들어가려니 뭔가 허전해서 다시 북오프로~
하카타역 맞은편에 위치한 북오프 하카타입구점은 큐슈에서 가장 큰 규모의 매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은 텐진점에 비해 대체적으로 비싼 느낌이었지만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훨씬 많아서
원하는 책이나 시디를 구하기가 좀 더 수월합니다.
그런데 여기는 밤 10시까지만 영업하기 때문에 느긋하게 쇼핑을 하시려면
여유를 가지고 조금 일찍 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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