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에 있는 세탁기(삼성 SEW-AN100 수중강타 10kg)가 어느 순간부턴가 물이 찔끔찔끔 나오면서 급수가 잘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원래 사용하지 않던 온수 쪽으로 호스를 바꿔 끼운다던가 세탁조에 직접 물을 붓기도 했었지만 온수 쪽도 곧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데다 빨래할 때마다 계속 신경써줘야 하는 것도 일이라 급수 밸브를 교체해 보기로 했습니다.


급수 밸브를 교체하기에 앞서 밸브에 달린 필터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보통 여기에 이물질이 많이 끼면 급수가 잘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제 경우에는 필터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밸브 문제로 판단했습니다.


밸브를 덮고 있는 커버는 뒷쪽에 있는 나사 두 개를 풀면 분리할 수 있습니다.


커버에는 나사 외에도 고정을 위한 돌기가 양쪽으로 두 군데씩 있기 때문에 그냥 손으로 분리하시는 것보다는 일자 드라이버나 헤라 등을 틈 사이에 넣어서 조금씩 벌리시는 방법이 편합니다.


커버를 들어내시면 이렇게 급수 밸브가 보입니다. 여기서 앞에 보이는 나사 세 개를 풀면 밸브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나사를 푼 뒤에 밸브를 위로 들어올리면 간단히 분리됩니다.


각각의 급수구마다 솔레노이드 밸브가 달려 있어서 급수구의 개폐를 제어한다고 들었는데, 아마도 왼쪽부터 빨간색이 온수, 파란색이 냉수, 검은색이 섬유유연제 밸브에 연결된 전원선인 것 같습니다. 냉수 쪽에서 어느 하나만 고장났을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 온수 솔레노이드 밸브를 떼서 이식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내부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전원선의 순서를 잘 기억해둔 후 선을 뽑고 밸브를 분리합니다.


워낙 오래된 세탁기라 새 부품을 구할 길이 없어서 인터넷을 통해 중고 부품을 구입했습니다. 부품 자체에 부품번호 같은 게 각인되어 있긴 했는데 잘 알아보기도 힘들었고 세탁기 기종으로 검색해도 확실치가 않아서 고장난 밸브와 가장 비슷하게 생긴 녀석을 주문했는데 다행이 동일한 모델이 왔네요. 겉보기에는 고장난 밸브보다도 더 낡아 보이지만 작동만 잘 된다면 상관없겠죠.


새로 산 밸브를 세탁기에 물린 후 호스를 연결하고 테스트를 해 봅니다.


성공! 중고 부품이라 또 얼마나 버텨줄 지는 미지수입니다만 그래도 당분간은 빨래가 좀 더 편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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